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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마을돌봄_고립예방】#67 "제가 약속 잘 지킬께요. 우리 손도장 찍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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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48회 작성일 25-09-2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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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약속 잘 지킬께요. 우리 손도장 찍어요"
86년생 남성 A씨의 이야기를 자주 언급했습니다.
그만큼 관심과 애정이 많이 가는 분입니다.
저장강박증까지는 아니지만 집청소, 위생관리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백구면 복지계에서 청소서비스를 의뢰, 지난 화요일 사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집구경도 할겸 사전연락을 하고 찾아갔습니다.
방문한다고 하면 요즘은 샤워도하고 나름 위생에 신경을 쓰는 눈치입니다.
그것도 큰 변화중 하나겠죠.
"00씨 집이랑 마당 깨끗해져서 좋죠, 어때요?"
"네~ 너무 좋아요. 고맙다고 인사도 했어요"
"봉사단이 청소도하고 00씨 사랑받는 사람이네"
머쓱한지 자꾸 머리만 끄적입니다.
"앞으로가 중요해요. 깨끗히 청소, 관리하는거"
"네. 제가 청소도 잘하고 안어지럽힐게요"
"믿어도 돼요? 아닌거 같은데, 내기라도해요"
"제가 약속 지킬께요. 우리 손도장 찍어요"
그말을 듣는 순간 큰 충격과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00씨를 처음 만난 2월, 수줍고 눈도 못마주치고 말수도 적던.
무엇보다 정신질환으로 감정기복이 심해 상대를 배척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00씨의 감정표현과 지향적 행동은 제게 감동이자 변화의 단초로 여겨졌습니다.
"좋아요. 약속 잘 지키면 내가 밖에서 자장면 사줄께요" 4~5초동안 대답이 없었습니다.
"아니, 왜 자신없어요? 못지킬 것 같아요?"
"선생님, 자장면말고 치킨으로하면 안될까요?"
"하하하~오케이, 치킨 콜~ 대신 나가서 먹게요"
대상자의 작은변화를 큰 의미로 확대 해석하고 싶지는 않지만 오늘만큼은 알리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는 작은, 보통의 일이 누군가에게는 큰 용기와 다짐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배웁니다.
오늘 00씨를 보며 나 자신과 00씨에게 수고했다 격려해주고 싶습니다.
"00씨, 서로 믿고 잘 이겨내줘서 고마워요"